주영위의 우리 음악이야기.....

주영위 약력
-서울대 국악과, 한양대 국악과 대학원, -국립국악원, KBS 국악 관현악단 부수석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이수자, -대구광역시 문화재 전문위원 -한국전통음악학회 이사, -경북국악관현악단장 및 상임지휘자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국악학과 교수
2.우리의 사랑이야기
2017-04-20 14:15:20 | artkorea | 조회 932 | 덧글 0

‘서동요(薯童謠)’, 감추어진 연민의 사랑.

신라의 대표적노래. 한국 최초의 4구체四句體 향가鄕歌로 백제의 서동薯童(백제무왕의 어릴 때 이름)이 신라 제26대 진평왕 때 지었다는 민요 형식의 노래이다.

무왕이야기는 백제의 무왕과 신라의 진평왕과 관련 되므로, 이야기의 배경은 삼국시대, 그리 고 이야기가 형성된 시기는 신라와 백제가 병 합된 통일 이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국유사 무왕조의 이야기에는 망국 후 영웅을 회고하고 기대하는 백제민중의 소망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과 삼국통일 후 실제의 권력을 행사하는 신라 정권의 권력의 힘을 직간접적으로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백제 유민들의 이중적인 심리상태(즉, 반항과 타협)가 이야기 속에 신라의 진평왕과 선화공주를 등장시킨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서동요」는 무왕 이야기에서 위기의 고조와 사건 전환의 기능을 지닌 노래로 인용되기도 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독립적인 민요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고려한 해석이 필요하다.

「서동요」의 구비적 성격을 확인하면서 어휘 분석을 통해 시적인 의미를 도출해 보면 작품에 등장하는 선화공주와 서동이라는 인명은, 우리가 배경설화의 전모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하게 수용하는 것과 달리,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로 해석해야 한다는 측면도 있다.

어린 아이들이 마음껏 ‘불렀던’ 배경에는, 구체적인 인물을 지칭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죄목도 피해갈 수 있는 참요적인 명명방식이 동원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다리는 한철이요, 미나리는 사철이라’라는 참요에서 보듯이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참요에 들어가는 인물의 이름은 간접화되고 불특정한 보통명사로 포장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남 몰래 사귀어 두고’는 기존의 해독처럼 단순하게 ‘정을 통하다’, ‘시집가다’의 의미보다는 수줍은 공주의 감성이 무르익는 연모의 정을 표현한 것으로, ‘밤에 몰래 안고가다’에서는 오랫동안 간직했던 연모의 정이 순간의 행위로 해석되어지기도 한다.

「서동요」는 여성 주인공의 연모의 긴 기다림과 사랑의 대담성을 엿볼 수 있는 시적 내용을 담고 있다.

이두吏讀로 표기된 원문과 함께 그 설화說話가『삼국유사三國遺事』권2「무왕조武王條」에 실려 전한다.

가사> 선화공주은善化公主隱: 선화공주님은

타밀지가량치고他密只嫁良置古: 남몰래 사귀어 두고

서동방을薯童房乙: 서동방을

야의란을포유거여夜矣卵乙抱遺去如: 밤이면 몰래 안고 간다.

가슴속으로 연민하고 숨겨온 사랑이야기.

즉, 무왕이 어릴 때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善花公主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사모하던 끝에 머리를 깎고 중처럼 차려 신라 서울에 와서 서(산약山藥)를 가지고 성 안의 아이들에게 선심을 쓰며 이 노래를 지어 그들에게 부르도록 하였다. 내용은 선화공주가 밤마다 몰래 서동의 방을 찾아간다는 것이었는데, 이 노래가 대궐 안에까지 퍼지자 왕은 마침내 공주를 귀양 보내게 되었다. 이에 서동이 길목에 나와 기다리다가 함께 백제로 돌아가서 그는 임금이 되고 선화는 왕비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당시 신라·백제 두 나라의 관계로 보아 이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부정하는 설이 있다. 가장 타당한 설은 익산益山 미륵사彌勒寺의 연기緣起 설화로서, 백제의 멸망 후 미륵사 승려들이 절을 구하고자 신라와 미륵사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지어낸 설화라는 것이다.

아이들을 시켜 노래를 부르게 한다는 발상은 중론衆論을 형성시키는 대중적요소와 당시의 민요가 불려지는 문학적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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