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과 벗 삼은 그림자 사랑. 남창가곡 ‘언락(言樂)’
남창 가곡歌曲의 하나이다. ‘지르는 낙시조’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는 곡의 처음을 높이 질러내기 때문이다. 가곡에서 낙樂에 해당하는 곡은 우락羽樂, 언락言樂, 계락界樂이다. 우락은 우조의 낙, 계락은 계면조의 낙, 그리고 언락은 우락을 질러 내는 낙이다.
낙은『가곡원류歌曲源流』의「가지풍도형용조歌之風度形容條」에 ‘요풍탕일堯風湯日 에 화란춘성花欄春城‘이라 표현하였다. 즉, 화창한 봄날 만개한 꽃동산에서 마냥 즐겁기만 한 가락이라는 뜻으로 비유하였다.
장형시조의 노랫말을 부르기 때문에, 3장과 5장에서 장단이 길어진다. 언락은 처음부분을 평으로 내는 “우락”의 파생곡이기도 하다.
가사>
초장: 벽사창碧紗窓이 어룬어룬커늘
2 장: 임만 여겨 펄떡 뛰어 나가보니
3 장: 임은 아니옵고 명월明月이 만정滿庭헌데 벽오동碧梧桐 젖은 잎에 봉황鳳凰 이 와서 긴 목을 후여 다가 깃 다듬는 그림자이로다
4 장: 마초아
5 장: 밤일세 망정 행여 낮이런들 남우일 뻔 허여라
긴긴밤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을 휘황찬란한 달빛과 대비적 개념으로 표현한 장형시조의 노래로서 3장과 5장에서 장단이 길어진다.
달빛에 비친 그림자가 사랑하는 임인가 싶었는데 봉황의 그림자라니 허탈하고 씁쓸한 웃음을 머금게 한다. 감춰둔 사랑의 마음이 봉황에게 발각되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남세스러울 뻔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