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통해 만들어지고 다듬어져 내려온 우리의 전통음악은 쇠붙이, 돌, 실, 대나무, 바가지, 흙, 가죽, 나무 등 우리의 금수강산과 산천초목에서 나온 자연의 재료들로 만들어진 물적 매개체, 즉 국악기國樂器에서 나온다.
자연의 재료로 만든 국악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우리의 전통음악은 우리나라 사람의 호흡과 맥박 및 우리의 말과 같은 느낌과 셈여림을 머금고 있어 편안함을 준다.
또한 모나지 않은 곡선적인 가락(장식음裝飾音)과 흔들거나(농현弄絃) 밀어 올리거나(추성推聲) 끌어내리는(퇴성退聲) 살아 움직이는 음들은 거친 역사를 살아온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을 모두 표현해 내기에 충분하다.
음악이 생활의 일부였던 우리 민족은 음악을 단순히 시각과 청각적으로 한정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생활과의 관계 그리고 감정感情 등을 내포하는 마음으로 인식하고 바라보았으며, 진실 됨과 선함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미의식美意識을 추구하였다.
따라서 가장 자연적인 악기樂器를 통해 가장 인간적인 음악으로 표현해 내는 우리의 음악인 한국음악, 즉 국악國樂인 것이다.
주영위,[개정,국악의 이해]중에서.